합천 해인사 아래 부음정에 가다

월요일, 보통의 직장인들은 가장 싫어하는 요일이다. 오죽했으면 월요병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그러나 나에게 있어 월요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다. 이럴 때 옛날 선비라면 멀리 있는 벗을 찾아 몇 날 며칠 머물며 술과 함께 시문과 정세를 논하였을 것이다. 술과 문장 그리고 혼탁한 정세에 대해 묻고자 길을 나섰다.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의 합천 해인사, 몇 번이나 왔었지만 이번에는 사찰과 소리길 걷기가 목적이 아니다. 그동안 몰랐던 장소가 있다. 관심에 따라 보는 것은 달라진다. 가야면 소재지인 야천리, 대장경기록문화테마파크가 있고, 소리길 출발점으로 주차장이 있다. 그런데 큰길에서 바로 보이는 부음정을 그동안 알지 못하고 지나쳐서 이번에는 순전히 여기를 목적지로 삼았다.

부음정(孚飮亭)은 남명 조식의 수제자인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 1536-1623)이 45세 때인 선조 13년(1580)에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웠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도 역사다. 내암에 대한 당대의 평가를 떠나 나는 그의 효성과 강직함, 의리를 좋아한다.

근래에 주역의 괘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64괘 중 가장 좋은 13괘 천화동인(天火同人, 진리를 추구함, 동지를 얻음), 14괘 화천대유(火天大有, 위대함, 하늘 위의 태양)가 그것이다. 반면 내암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 64괘의 마지막인 화수미제괘(火水未濟卦 ䷿)에서 부음이라는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전체 내용보기


중략

기사/이미지 원본 출처 : 오마이뉴스 RSS Feed
전문 보러 가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95960

사용자 리뷰:
[Total: 0 Averag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