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럽지도, 에로틱하지도 않은 ‘누드’

최초로 누드 자화상을 그리다

“그럼 누드가 그 자체로 문제인가요?” 누드화에 대한 강의가 끝난 뒤 한 수강생이 물었다. 누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벗은 몸이 재현되는 방식에는 명백하게 젠더 권력이 개입한다. 남성이 측량하고 바라보며 생각하는 입장이라면 여성은 철저하게 보여지는 몸이다. ‘누드’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누구’인가. 누드는 인간 사회에서 결코 중립적인 위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성 화가는 대상화되지 않고 어떻게 창조적인 주체로 시각 예술에 개입할 수 있을까.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독일 표현주의 화가, 파울라 모더존-베커(Paula Modersohn-Becker, 1876~1907)의 ‘호박목걸이를 한 자화상’은 여성 화가의 첫 번째 누드 자화상이다. 이보다 3세기 전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수산나와 장로들’에서 자신의 몸을 그린 적이 있지만 이는 여성 작가들이 모델을 구하기 어려워 제 몸을 모델로 활용한 것이지 자화상을 그린 것은 아니다.

수전 발라동과 함께 모더존-베커는 여성의 몸을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입장에서 재현한 최초의 여성 화가이다. 이들의 그림 속에서 여성의 몸은 성스럽지도, 에로틱하지도 않다. 베커는 고갱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고갱처럼 원시성이 강조된 이국적인 여성의 몸을 자연으로서 찬양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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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미지 원본 출처 : 오마이뉴스 RSS Feed
전문 보러 가기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10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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