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와 경상도 사이, 그 ‘화개 장터’의 현재

며칠 동안 눈이 내려 많이 쌓였다. 섬진강 상류의 시골 마을은 설국을 이루었다. 지난 9일, 하동 화개 장터와 쌍계사를 찾아가는 역사 문화 여행을 계획하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마을 길목에 쌓인 눈을 치웠다. 마음은 ‘눈이 쌓인 계곡에 칡꽃이 피었다’는 설화가 전해 오는 하동 화개에 먼저 가 있었다.

열차가 전라선 오수, 남원과 곡성 역을 지났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설경이 점차 옅어졌다. 구례구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하동 화개 장터에 도착했다. 하동은 눈 내린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멀리 하얗게 눈이 쌓인 지리산 능선만이 가깝게 다가왔다.

하동의 화개 나루가 있었던 섬진강이 시원스레 펼쳐졌다. 하동(경상도)과 광양(전라도)을 화합으로 연결하는 섬진강 다리를 건너 화개 장터에 도착하였다.

하동 화개 장터는 지리산 계곡물인 화개천이 섬진강을 만나는 곳에 있다. 화개 장터는 남해에서 섬진강을 올라온 짐배, 지리산 벽소령(碧宵嶺, 푸른하늘재)을 넘어온 보부상이 만났던 곳이다. 하동 화개면은 북쪽으로 지리산 주능선에 맞닿고, 지리산 주능선의 주요 고개인 벽소령을 넘으면 함양군 마천면이다.

화개 장터는 남해안의 해산물과 지리산 운봉고원의 농산물 등이 지리산 벽소령 고개를 넘어 교역되던 터전이었다. 하동의 전통 화개 장날은 1, 6일이고 남원의 인월 장날은 3, 8일이었다. 이들 오일장은 지리산 섬진강과 더불어 장터에 모여들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의 리듬이었다.

화개 장터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화개 장터가 옛날의 전통 오일장의 모습은 많이 사라지고, 제는 상설 시장으로 단장되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투리가 함께 어울려 흥청스럽던 오일장 시골 장터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다.

그 옛날에 보부상과 장꾼들은 화개 장터를 찾아 달빛 푸른 지리산 고개를 넘어와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팍팍한 다리를 쉬었을 것이다. 그들의 인생 이야기는 이제 전설처럼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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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미지 원본 출처 : 오마이뉴스 RSS Feed
전문 보러 가기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9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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